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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질병 어른감염 빈발/"앗,어른도 홍역·수두에 걸린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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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질병 어른감염 빈발/"앗,어른도 홍역·수두에 걸린다구요?"

입력
200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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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나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들이 최근 면역력이 떨어진 어른들에게도 발병하고 있다.서울 S병원에서는 병원장과 부원장을 비롯해 적지 않은 직원들이 백일해(百日咳)를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수개월 동안 심한 기침이 멎지 않아 가검물(可檢物)을 국립보건원에 보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백일해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유치원생들에게 수두(水痘)와 뇌수막염 등을 옮아 고생하는 유치원 교사들도 상당수다.

◆홍역

홍역(紅疫)은 증세나 나이에 관계없이 한번 앓으면 평생 면역력이 지속되기 때문에 다시 감염될 우려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한 후 전체적으로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접종 후 10년이 지나 면역력이 감소되면 접종자 중 2~3% 정도는 홍역에 걸리기도 한다.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어려서 홍역을 앓았기 때문에 다시 홍역에 걸릴 염려가 없지만 7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 중에서는 어려서 홍역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 접종을 유지하지 못한 경우,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재작년 홍역이 크게 유행했을 때 적지 않은 20~30대가 홍역에 걸렸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오원섭 교수는 “성인이 홍역에 걸린 경우에는 어린이가 걸렸을 때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도 더 심각할 수 있다”며 “특히 폐렴, 기관지 경련, 중이염, 축농증 등과 같은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두

수두는 물방울 모양의 수포성 발진이 온몸에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최근 들어 유치원 교사 등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5~9세 어린이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건강한 어린이는 보통 감염 후 1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치유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는 “최근 어른들이 수두에 많이 걸리는 것은 요즘 깨끗해진 환경 탓으로 어렸을 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수두에 걸려도 후유증은 심하지 않지만, 임신부가 수두에 걸릴 경우에는 태아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임신 8~20주의 임신부가 수두에 걸릴 경우 신생아가 피부, 팔다리, 눈, 뇌에 손상을 주어 팔다리 기형이나, 저체중아, 안구가 작은 소안구증, 뇌피질 위축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백일해

백일해는 발작적인 기침이 특징이다. 성인이 이 백일해에 걸리면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오해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2주 이상 만성기침을 호소하는 사람의 20%가 백일해 환자라는 연구 보고가 있을 정도”라며 “우리 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진단이 극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어른들이 백일해에 걸리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렸을 때 맞은 DPT백신의 효과가 감소됐거나 백신에 저항력을 가진 세균의 변이 등이다.

최 교수는 “4~6세에 DPT백신을 접종하고 수십 년이 지나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60% 이하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풍진ㆍ볼거리

풍진은 3일 정도 열이 나고 안구 충혈, 가벼운 기침, 귀 뒤 림프절 부종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개 10세 이하 어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어른들도 걸린다.

특히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선천성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아지므로 가임기 여성들은 자신이 풍진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풍진은 해열제를 통한 대증요법과 충분한 휴식과 영양분을 섭취하면 낫는다.

이외에 침샘이 부으면서 아픈 볼거리(이하선염)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어른에게 적지 않게 발병한다.

사춘기 이후의 남자가 볼거리에 걸리면 고환이나 부고환에 염증이 생겨 열과 오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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