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11일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개혁파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전날 ‘자민련과의 당대 당 통합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자민련은 당초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밝힌 ‘백지 신당’에 대해서는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이 어떻게 되든 우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신당을 같이 하겠다고 밝힌 것도 아닌데 왜 민주당 개혁파란 사람들이 우리 당에 대해 왈가왈부하느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유 대변인은 “자민련은 보수 이념, 분권형 권력구조, 헤쳐모여식 창당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만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우택(鄭宇澤) 의원도 “순수한 백지신당을 만든다면 몰라도 민주당이 무늬만 바꿔 신당을 만든다면 자민련에서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민주당의 신당 창당은 명분이 없다”며 신당 창당 자체를 비판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아직까지 신당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자민련 의원 14명 중 3분의 2 가량은 자민련의 입지가 보장되는 신당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들도 민주당 주도의 신당에는 부정적이다. 자민련 의원 2~4명은 친(親)한나라당 성향으로 알려졌다.
신당에 대한 자민련의 부정적 평가가 신당논의에 불참을 의미하는 것인지, JP 예우 및 지분 등을 의식한 협상 카드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민주당 내부에서 한화갑 대표와 중도파,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 등은 자민련과의 통합에 긍정적이어서 신당의 모양새에 따라선 자민련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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