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이 옆 가슴을 관통해도 고인은 키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서해교전 41일 만인 9일 시신이 발견된 고 한상국(韓相國ㆍ27) 중사의 영결식이 거행된 11일 오전9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종합체육관.
고속정 357호에 탔던 병기정 황창규 중사가 울먹이며 추도사를 읽어내려 가자 체육관은 순식간에 오열로 뒤덮였다.
부인 김종선(28)씨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 탓에 영결식 1시간 동안 혼절과 오열을 거듭, 주위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아버지 한진복(韓鎭福ㆍ57)씨는 “찬 바닷물 보다는 낫지만 재가 된 아들이 가볍긴 마찬가지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고, 어머니 문화순(文花順ㆍ55)씨 역시 합장한 양손을 좀처럼 떼지 않으며 아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장례위원장인 장정길(張正吉) 해군참모총장은 조사에서 “고인의 대담하고 영웅적인 투혼은 결국 적들을 패주케 하고 우리의 바다를 지켜냈다”며 “오늘 살아남은 전우들은 그대가 흘린 피가 헛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입원 치료중인 이희완 중위 등 357호정 동료 장병들이 참석, 침통한 표정으로 죽기 전까지 사력을 다했던 동료의 마지막을 지켰다.
영결식을 끝낸 한 중사의 유해는 성남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이날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중원 사병묘역에 안장됐다.
한편 해군장으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서리, 이 준(李 俊) 국방부 장관, 이근식(李根植) 행자부 장관, 장영달(張永達) 국회국방위원장,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 리언 J.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지난달 1일 해군장병 4명의 합동영결식 때와 대조를 이뤘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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