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친일청산 그리도 어려운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친일청산 그리도 어려운가

입력
2002.08.12 00:00
0 0

광복 57돌을 앞두고 극단의 풍경이 전개되고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14일 일제시대 친일문인의 과오를 공개사과할 예정이다. 친일문제에 대해 2000년 천주교의 대희년 참회와 기독교의 '21세기 한국기독교신학선언' 등 반성이 있었다.문학인이 선배들의 친일행적을 속죄ㆍ자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늦었으나 지식인다운 행동이고 역사 광정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다.

반면 지난 3ㆍ1절에 친일파 708명의 명단을 공개했던 광복회는 당초 예정했던 2,3차 친일파 조사작업을 포기했다.

1차 명단에 포함된 모 언론사 창립자 등 16명의 저명인사 관련자들로 인한 역풍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16명의 명단은 자료집 발간에서도 누락될 예정이라니, 항일 애국지사에게 부끄럽다.

광복회는 친일파 조사작업은 손을 떼고 애국지사 후손의 복지와 애국지사 발굴 관리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표적 항일후손 단체인 광복회가 기본적인 역사적 책무 앞에서 저항세력과 타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금도 역사 바로 세우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진대, 당시 애국지사가 겪었을 고초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일본의 ‘망언’이 있을 때마다, 또 일본 고위인사가 방한할 때마다, 그들에게 사죄를 요구한다.

그러나 사죄를 요구할 당당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우리의 객관적이고 엄정한 친일청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당시 상황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나 친일 못지않은 민족적 공이 있었다면, 이는 이대로 공정하게 밝혀가야 할 것이다.

단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과 반성에 바탕을 둔 올바른 역사를 후손에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친일청산 문제가 반세기 넘도록 계속되는 현실이 암담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