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전시장의 대명사인 에어컨의 판매세가 올해를 고비로 한풀 꺽일 전망이다.가전업체들은 올 여름 집중호우와 이상저온에도 조(兆) 단위의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운 에어컨의 가구당 보급률이 40%를 돌파,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주에 마감한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대수가 지난해 137만9,000대보다 무려 26.9% 증가한 175만대(매출 1조3,1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분석보다 다소 낮은 152만대(1조1,400억원)로 추정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125만대)보다 17% 가량 증가한 것이다.
국내 에어컨 판매대수는 1998년 71만4,000대, 99년 66만3,000대, 2000년 104만9,000대, 2001년 137만9,000대로 2000년부터 급팽창, 올해 에어컨 보급률은 42.75~45%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LG전자 분석)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구의 30%가 신체적 거부감 등을 이유로 에어컨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통설에 따라 가구당 보급률이 40%가 넘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LG전자는 내년 판매대수를 올해보다 크게 줄어든 140만~150만대로 추정하고 매출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가전업체들이 에어컨 판매를 놓고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을 해온 터여서 사상 최대 판매기록은 ‘속빈 강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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