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테이프 통해 전격 공개‘벤허’, ‘십계’, ‘엘 시드’ 등 영웅 전설의 단골 주연이었던 미 원로 배우 찰 턴 헤스턴(78)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9일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 호텔에서 미리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언제 말을 할 수 없을 때가 다가올 지 몰라 친구들에게 몇 마디를 말하고 싶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헤스턴은 “나를 인내와 이해심을 갖고 대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면서 “그러나 포기하지도 굴복하지도 않고 있는 만큼 동점심을 느끼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영화 ‘십계’의 한 장면을 상기시키며 “나는 홍해를 가를 수는 있었지만 여러분과는 결코 떨어질 수 없다”며 “"무대에서 한 평생을 바친 배우에게 관객들을 잃는 일보다 더 큰 아픔은 없다”고 팬들의 성원을 구했다.
시카고 교외 찰스 카터에서 출생한 헤스턴은 노스웨스턴대에 연극 장학생으로 입학한 뒤 1943년 육군 항공대에 입대해 조종사로 복무했으며 47년 결혼한 같은 대학 연극학도 출신 리디아 클라크와 지금까지 해로하고 있다.
그는 98년 4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로비단체이자 공화당 지지기반인 전국총기협회(NRA) 회장에 취임해 전례가 없는 4기 연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94년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공표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는 오랜 지우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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