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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제국의 패러독스 / "美, 협박외교 버리고 호감정책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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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제국의 패러독스 / "美, 협박외교 버리고 호감정책 전환을"

입력
200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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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9ㆍ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가 사이에서조차 자국의 외교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미국의 외교전문가이자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 )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장이 올해 3월 출간한 ‘제국의 패러독스’도 9ㆍ11 테러 이후 달라진 정세 속에서 미국 외교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저자는 9ㆍ11 테러는 미국이 아무리 막강한 파워를 지녔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의 등장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세계화,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테러, 국제금융, 마약밀매, 지구기후 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들은 미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 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지난 10년 동안 10여개의 국제 조약 및 협약의 비준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대외 원조를 줄이고, 유엔 등 국제기구 예산 분담금 납부를 유예시키는 등 일방주의적이고 오만하며 편협한 외교정책을 보여왔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그렇다면 글로벌 정보화 시대에 미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외교의 뒷받침이 되는 힘을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로 구분한다. 협박수단인 군사력과 경제력이 하드파워라면 타국의 호감을 사는 형태로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는 힘을 소프트 파워라고 그는 규정한다.

그는 협박수단 대신 미국의 문화와 가치, 인권 등의 분야에서 비외교적 교류를 활성화해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가지는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에는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환영에 사로잡혀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몰락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저자 나름의 ‘애국적인’ 시선을 바탕으로 정보화 혁명, 세계화가 미국 외교 정책에 초래한 새로운 변화, 중국 인도 등 부상하고 있는 신흥 강대국들이 미국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논의들이 실려 있다.

조지프 나이 지음ㆍ홍수원 옮김 세종연구원 발행ㆍ1만5,000원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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