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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 수출길 확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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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 수출길 확 뚫린다

입력
200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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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8일 미국에서 판매되는 TV 제조업체들에 대해 2007년까지 새로 생산되는 13인치 이상 TV에 디지털 수신기(튜너)를 의무적으로 장착토록 결정했다.이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지역 디지털TV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돼 삼성·LG·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상당한 수출 증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전자는 자회사가 디지털 튜너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추가 로열티 수입도 기대되고 있다.

■수출 증대 효과 예상

FCC 발표내용에 따르면 화면 크기가 36인치 이상인 TV는 2004년 7월1일까지, 25~35인치 TV는 2005년 7월1일까지, 13~24인치는 2007년 7월1일까지 디지털 튜너를 장착해야 한다. 미국은 2006년 12월31일까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북미지역에서는 ▦전송규격 논란 ▦ 디지털 프로그램 제작비용 증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복제방지기술 미흡 등 때문에 디지털TV 시장이 확대되지 못했으나 FCC 결정으로 디지털TV 시장이 급팽창하게 됐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내년부터 향후 5년간 기존 예상보다 1,100만대 가량 늘어난 최소 3,000만대(750억달러, 10조원) 규모의 추가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북미시장 공략을 적극 준비중이다.

LG전자는 북미 디지털TV 시장 전진기지인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에 2005년까지 9,000만 달러를 투입, 연간 최대 50만대 규모의 디지털TV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기존 아날로그 TV생산라인을 줄이는 대신 3개 디지털TV 생산 라인을 2005년까지 12개로 증축, 연간 생산량을 300만대 규모로 늘릴 예정이며 다양한 디지털TV 제품군을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도 대형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전자마케팅 김영윤 상무는 “FCC 결정은 올초 디지털TV 사업을 총괄하는 진대제 사장이 2005년까지 세계 1위 디지털TV 업체로 자리잡겠다고 발표한 이후 북미시장에 3억달러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호재로, 상당한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시장은 전세계 TV 시장의 30%를 소화하는 최대 시장으로 이 지역의 디지털TV 확대는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세계적으로도 디지털TV 시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LG전자 로열티 수입 예상

특히 LG전자는 수출 증대에 따른 수혜 뿐만 아니라 이번에 장착이 의무화한 디지털 튜너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로열티 수입이 예상된다. 디지털 튜너의 원천기술인 VSB(vestigial sideband broadcasting)는 현재 LG전자의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니스 전자는 디지털 튜너 1대당 5달러씩 연간 1억 달러의 로열티 수입이 예상되고 있다. 제니스사는 LG전자가 1995년 3억5,000만 달러에 지분 전체를 인수한 미국 현지 법인이다.

한화증권 이성재 연구원은 “VSB의 소유권은 LG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제니스(zenith)전자에 있기 때문에 제니스의 로열티 수입 증가에 따른 LG전자의 평가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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