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 끝에 9일 발표된 장대환 총리서리카드는 난국을 타개할 화합형 총리와는 거리가 멀다. 장상 서리의 낙마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두 아들의 병역비리를 둘러싼 공방, 민주당의 신당 창당 등 정국은 12월 대선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마무리와 대선 정국의 공정한 관리 등 새 총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다. 특히 갈수록 혼탁해질 정국상황을 감안할 때, 새 총리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경륜과 화합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장 서리에게 이런 기대를 가질 수가 없다.물론 장 서리가 젊은 전문경영인으로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리더십과 신지식인의 마인드를 지녔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난마와 같이 얽힌 현 정국을 푸는 데는 어딘가 부적합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한 경제신문의 경영에 성공했고, 지식사회 기반 구축에 기여했다는 등의 경력과 국가 제2인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별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무위원 중 최연소인 50세 총리가 60대 두 부총리 등 연상의 장관들에게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또 행정경험이 전무한 경력에서 총리직 수행에 필요한 국정 장악력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 영국의 블레어 총리,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등의 예를 들어 젊은 리더십에 비중을 두지만 이들은 임명직이 아니라 선거직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선거직은 선거 과정 자체가 고도의 훈련기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청와대는 장 총리서리의 재산형성과정 등 문제의 소지가 될 도덕성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 청문회의 초점이 국정수행능력에 모아질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을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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