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 알랭 드코가 쓴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는 루이 13세 때부터 프랑스 혁명기를 전후로 한 300여 년에 걸쳐 베르사유 궁을 무대로 활동한 역사적 인물들의 일화나 사건을 담은 책이다.절대군주제의 상징으로 지어져 혁명 과정에서 공화정과 민주정의 심장부로 거듭나고, 근대에는 독일제국이 선포되고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됐던 베르사유 궁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담겨 있다.
베르사유 궁은 1634년 루이 13세의 명으로 수렵용 별장으로 세워졌다가 루이 14세 때 오늘날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니콜라 푸케의 초대를 받은 루이 14세는 푸케의 성이 베르사유궁보다 더 화려하게 지어졌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자 푸케의 전 재산을 몰수하고 실각시킨 뒤 베르사유궁을 대대적으로 넓혔다.
베르사유궁은 음모와 정치적 술수의 장이기도 했다. 1671년 루이 14세 왕의 정부 몽테스팡 부인은 왕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녀의 경쟁자를 독살하려는 음모를 꾸미다 발각됐고, 루이 13세때의 재상이었던 리슐리외 추기경은 베르사유 궁에서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했다.
책에는 루이 14세의 화려한 여성편력, 루이 15세의 사냥 취미와 그의 총애를 업고 국정을 농단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예술계를 쥐락펴락했던 퐁파두르 부인, 왕의 부탁으로 일주일만에 희곡을 지어 베르사유 궁에서 초연했던 몰리에르 이야기 등 35편의 글이 실려 절대군주정치 하의 프랑스 사회를 생생히 보여준다.
국왕의 하루 일과, 왕가 행렬 모습, 궁정분위기 등 당시 생활상과 풍속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함께 준다.
알랭 드코 지음ㆍ문신원 옮김 한국방송출판 발행ㆍ1만원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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