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은둔형 외톨이’가 본격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은둔형 외톨이’이란 핵가족화와 인터넷 보급 확산 등 사회구조와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기본적인 사회활동 조차 거부한 채 집안에만 틀어 박혀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소장 이시형ㆍ李時炯) 연구팀은 2000년1월∼2002년5월 한 정신과의원에서 치료받은 외래환자 2,409명중 우울증 진단과 불안장애 측정 등을 통해 외톨이로 진단 받은 13~30세 85명(남53명, 여32명)을 조사한 결과, 36%인 31명이 ‘은둔형 외톨이’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결과, 이들의 은둔 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5년에 이르며 이 같은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초발(初發) 연령은 초등학교때가 4명, 중학교 때가 13명으로 조사돼 절반 이상이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시기에 발병했다.
이들의 대표적 증상은 친구가 없으며, 가족간 대화가 단절돼 있고, 심지어 식사도 혼자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TV를 보거나 인터넷에 몰두하며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신적으로 우울증상을 보이고 응석 등 퇴행적 행동과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은둔형 외톨이중 9명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들은 부모의 과잉보호 아래 자랐으며, 사회성이 발달할 시기에 가족해체의 위기를 경험한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가족상황은 대부분 중류층의 평균적 가정으로 가족형태는 핵가족이었으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분위기의 가정이 많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2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12차 세계정신의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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