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절 전날인 올 2월28일 친일파 708명의 명단을 공개, 큰 파장을 불렀던 광복회가 일부 계층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애초 기획했던 2차 친일파 조사 작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광복회 관계자는 9일 “3년간 준비해 발표한 1차 명단에 모 언론사 창립자 등 16명의 저명 인사가 포함됐던 것으로 인해 감당키 어려운 역풍을 맞았다”며 “수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친일파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2ㆍ3차 명단을 발표하려 했던 애초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이미 6월 장 철(張 鐵) 회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친일파 조사작업은 완전히 손을 떼고 5,300여 명의 애국 후손 회원들의 복지와 애국지사 발굴 관리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차 친일파 발표 명단과 이들의 친일 행적을 책으로 묶어 10월 발간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반발을 샀던 16명은 제외하고 692명만을 포함시킬 예정이어서 관련 단체들의 또 다른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여인철(呂引喆) 부위원장은 “광복회 같은 대표적인 항일후손단체가 정치적으로 휘둘리기 싫다고 친일파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친일파 명단 정리는 현재 그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를 후세에 전해줘야 한다는 의무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는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 친일 문인들의 명단과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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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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