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무릅쓰고 베팅할 때”라며 공격적 투자를 선동했던 한 증권사가 7일만에 “성급한 판단으로 투자자들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반성문을 게재,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현대증권은 지난 2일자 시황지를 통해 “이제는 위험회피의 투자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현재의 시장위험은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가치있는 수준”이라고 공격적인 매수를 권했다.
현대증권은 그 근거로 ▦미국 연금펀드의 주식비중 확대가 뚜렷하고 ▦미국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아시아에 투자자금이 밀려오던 때가 연상될 만큼 아시아 투자펀드가 활황이라는 점을 들었었다. 시황지를 작성했던 H연구원은 당시 “지표가 좋아지길 기다렸다가 투자하는 것은 수익을 안내도 괜찮다는 얘기와 같다”고 까지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8일자 시황지에서 ▦미국 연금펀드의 주식매수는 서서히 이루어질 전망이고 ▦미국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추세도 주춤해지고 있으며 ▦미국 실물경제 악화로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의 위험이 선진국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주장을 뒤집었다. H연구원은 “냉정하게 분석한 결과 현재 한단계 내려앉은 주가수준이 앞으로 방향성을 잡기 힘들 뿐 아니라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흐름을 거스르는 분석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의 희망과 객관적 사실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시장전망을 참고사항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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