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중인 죽염과 구운소금 등 가열처리한 소금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죽염 등 가열처리소금은 조리ㆍ미용ㆍ건강식품 등에 고급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유통 중인 가열처리소금 24개 품목(구운소금 11개 품목, 죽염 13개 품목) 등 25개 품목의 소금을 수거해 다이옥신 잔류실태를 조사한 결과, 16개 품목에서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식약청이 직접 검사한 4개 가열처리 소금에서는 최고 43.54pg TEQ/g, 평균 11.09pg TEQ/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pg TEQ/g은 g당 다이옥신 독소가 pg(1조분의 1)만큼 들어있다는 의미다.
식약청은 소금이 섭씨 300도 정도의 부적정한 고온처리로 인해 다이옥신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출 수준= 식약청이 조사한 가열처리소금에서 검출된 평균 11.09pg TEQ/g의 다이옥신량은 다소비 식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잔류량 검사에서 최고 수준으로 검출된 어류(0.007∼1.452pg TEQ/g)의 평균잔류량과 비교해 최저 7.6배에 이르는 것이다.
또 유럽연합(EU)의 식품 중 다이옥신 잔류허용기준인 식육(0.1∼0.6pg TEQ/g), 어류(4pg TEQ/g), 유지(0.075∼0.3pg TEQ/g)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검사에서 가장 많은 다이옥신이 검출된 구운 소금 1개 품목의 경우 하루 6g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체중 60㎏ 성인의 하루 다이옥신 섭취 허용기준치(240pg TEQ/60kg/day)를 초과하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가열처리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어린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노약자의 경우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실태= 식품당국은 현재 80여개 중소제조사에서 160여 개 가열처리소금 제품을 생산, 대형 식품회사 또는 자체 유통망을 통해 시중에 판매하며 전체 소금 소비량의 5%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만3,800톤, 120억원 어치 가량이 생산돼 시중에 유통됐다.
▲대책 및 논란= 식약청은 곧 연구조사 작업을 실시, 소금 제조기준 설정 등 소금의 다이옥신 관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각 제조사와 관할 시도에 검사결과를 통보, 가열처리 소금 제조과정 중 특히 온도관리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번에 검사대상이 된 가열처리소금의 구체적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국내외에 소금의 다이옥신 잔류 허용 기준치가 설정돼 있지 않으며 이번 검사의 시료도 적어 다른 가열처리소금에 대한 추가조사 후 명단공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jhchung@hk.co.kr
●다이옥신이란
청산가리 1만배의 독성를 가진 발암물질이자 생식계통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 주로 쓰레기 소각 등 물건을 태우거나 화합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다. 음식물과 호흡을 통해 인체 내 축적되며 배출되건 없어지지 않는다. 다량 섭취할 경우 암을 유발하고 생식기능을 저하시키며 태반,모유를 통해 신생아에게도 전달돼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소금의 다이옥신 잔류허용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정확한 위해정도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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