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어도 좋아’의 제한상영가 등급 결정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70대 노인의 신혼생활을 다룬 이 영화의 섹스장면이 문제가 되어 있다.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달 “7분 성교장면의 성기노출이나 구강성교 등은 ‘18세 관람가’의 등급에서는 허용할 수 없는 부분이며, 준포르노에 해당한다”며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렸다.
영화단체들은 이에 항의성명을 내거나 토론회를 열었으며, 제작사는 다음주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편에서는 이 영화가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을 깨는 감동적인 영화였고, 일반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은 큰 손실’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제한상영가’를 지지하는 편에서는 ‘성행위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고도 연출 의도를 표현할 수 있었고, 다른 영화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빠른 고령화 추세 속에 노인 성문제는 거북하다고 덮어둘 수만은 없는 인권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노인도 성생활을 누릴 자유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본질과 다르다. ‘노인의 성문제’ 이전에 영상미학과 대중적 정서의 문제이며, 등급위는 이 부분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을 여과시키는데 등급위의 존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죽어도 좋아’가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는 제한상영관이 없어 상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재심이 신청되면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제한상영관 확보를 서두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