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7일 각기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 장남 병역 비리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회견에서 “만약 병역 면제를 위해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다면 대통령후보 사퇴는 물론 깨끗하게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와 아내는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내려 비리를 저지른 적이 없다”며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도 확인했으나 부정ㆍ비리에 참여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병역 의혹사건은 현정권이 지난 5년간 샅샅이 뒤졌고 핵심 증인도 모두 국내에 있는 만큼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며 검찰의 신속ㆍ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병역의혹 수사를 맡은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에 대해 “우리당이 부당성을 지적한 수사 책임자의 교체는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한 후 “이번 사건은 믿을 수 없는 자의 허위 고발에서 시작된 만큼 특검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김대업 정치공작 진상조사단’은 이날 “김씨가 2001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구치소에 복역하며 149차례나 밖에 불려 나갔다”고 김씨와 검찰의 연계를 부각한 후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도 1998년 이후 김씨의 군(軍) 범죄를 사면하고 뒷돈을 대는 등 오랜 관계를 유지한 의혹이 있는 만큼 천 의원과 김씨의 계좌를 추적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은 검찰을 협박하고 한 시민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아가며 두 아들 병역비리와 은폐 의혹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며 엄중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한 대표는 “김대업씨 이상의 증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더 있으며 때가 되면 공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한나라당의 정치공작 공세에 대해 “오히려 한나라당 공천설까지 있었던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과 이 후보가 짜고 병역비리 은폐 공작을 한 것이 아니냐”면서 “검찰 수사가 왜곡되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장외투쟁을 해서라도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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