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경제위기’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박 승(朴 昇) 한국은행 총재는 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최악의 상황에도 우리경제는 6%성장이 가능하다” “한ㆍ미 증시는 디커플링(차별화)될 것이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그러나 이날 금통위에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만만치 않게 제기되는등 미국발 위기의 진폭을 둘러싸고 ‘설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총재는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도 금리인하는 불필요하다”고 말한 반면 일부 금통위원은 “미국에서 금리인하 논의가 있다면 우리도 (금리인하를) 고려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박 총재는 낙관론의 근거로 우선 전체 가계금융자산 중 증권자산 비율이 미국은 55%인 반면 한국은 3분의 1수준인 18%,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주식시가총액비율은 한국이 47%인 반면 미국이 109%라는 점을 들었다.
이 같은 숫자를 근거로 유추해볼 때 증시 침체가 국민 소비(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이 미국의 3분의1 수준이라는 것. 특히 현재 미국 기업수익률이 계속 악화하는 것과 달리 한국 기업은 사상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증시에 대한 매력이 커질 것으로 박 총재는 내다봤다. 한국 증시에 대한 미국의 악영향이 한계에 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금통위에서는 “현재 우리는 미국 경제가 몰고온 ‘검은 구름’ 초입에 서있다. 이 구름이 얼마나 큰 지, 속에 어떤 비바람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상반된 의견이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미국 경제불안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발 충격을 가볍게 봐선 안된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위원은 “미국의 실물경제 마저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소비 여력을 지탱해준 주택가격이 부분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소비심리 위축→실물경제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높은 대미수출 의존도를 감안할 때 단순한 심리적 영향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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