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한탄간 변의 경기 연천군 청산면 초성1리. 해마다 수마에 시달려 온 주민들은 (4세대, 16명)은 5일 밤 11시30분께 한탄강 물이 불어나기 시작하자 황급히 침구와 옷가지를 꾸려 마을회관과 고지대의 이웃집으로 대피해야 했다.이 곳은 1999년 여름 한탄강 범람으로 하천 둑이 무너지고 야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로 도로까지 끊긴 데 이어 지난해에도 수마(水魔)가 할퀴고 지나간 상습 수몰지역이다. 특히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배수로가 역류해 폭우 때마다 대피하는 게 일상사가 됐다.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질래…”라고 한숨 지으며 눈으로 밤을 지샜다.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자 자녀들을 이끌고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안모(50ㆍ여)씨는 “빗줄기가 너무 굵어 지난 해처럼 집이 완전히 잠기는 줄만 알았다”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족 6명과 함께 마을 회관에서 밤을 지샌 박모(50)씨는 “이제는 빗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기동(59)이장은 “배수로가 2~3년전부터 말썽을 일으켜 정비를 요구했지만 관계당국은 묵묵부답”이라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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