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8월7일, 뒷날 ‘맨발의 왕자’로 불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선수 비킬라 아베베가 태어났다. 1973년 몰(歿). 아베베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마라톤 2연패를 이뤄낸 사람이다.황제 친위대의 하사관으로 복무하던 그는 1960년 로마에서 열린 제17회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맨발로 참가해 42.195km를 2시간 15분 16초 2의 당시 세계 최고기록으로 달려 우승하며 ‘맨발의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4년 뒤 도쿄(東京)에서 열린 제18회 올림픽에서도 아베베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인 2시간 12분 11초 2에 마라톤 코스를 주파함으로써 자신이 인간 세상에서 최고의 건각을 지녔음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아베베는 1969년에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었고, 결국 뇌출혈로 죽었다.
아베베를 마라톤 역사상 최고의 영웅으로 만든 로마와 도쿄의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에서도 특기할 만한 대회였다. 로마 대회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회식을 비롯한 주요 경기 모습이 인공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다.
또 전광판이 등장해 경기 진행 과정이 기록되었고, 모든 경기 결과가 전자 장치에 수록되었다. 이 대회의 복싱 라이트 헤비급 경기에서는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18세의 미국 흑인 청년이 금메달을 따냈는데, 그가 뒷날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이 될 무하마드 알리였다.
도쿄 올림픽은 유럽과 미국이 독점해온 올림픽을 아시아의 비(非)백인 사회가 처음으로 주최한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유도와 배구가 처음 경기 종목으로 채택됐다.
육상 100m 경기에서는 미국의 보브 헤이스가 사상 처음으로 마(魔)의 10초 벽을 깨고 9.9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뒷날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으로서 무하마드 알리와 맞닥뜨리게 될 조 프레이저가 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우승했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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