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개월 동안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소문에 마음이 편치 못했는데 이제 한시름 놓았습니다. 500억원 정도는 차입금 등 채무변제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향후 사업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지난해 말 네트워크 운용업체인 지앤지네트웍스의 대표를 맡은 채승용(50ㆍ사진) 사장은 최근 큰 근심을 덜었다. 더비아시아인베스터로부터 3,7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기존 주주사인 PAMA, H&Q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모두 1,500억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1987년에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인공지능 및 컴퓨터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채 사장은 미국 IBM과 현대정보기술에서 연구개발센터 본부장을 지낸 후 로터스코리아와 한국PSI넷의 사장을 역임한 정통 정보기술(IT)인이다. 그만큼 네트워크의 비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기에 그는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통해 업체의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네트워크를 얼만큼 많이 설치하는 것보다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됩니다.” 이 같은 신념을 갖고 있는 채 사장은 전국의 기간통신망과 해외통신망을 설치ㆍ관리하는 부서를 메가트렌드라는 별도법인으로 과감하게 떼어내고 신사업팀을 신설했다. 신사업팀은 네트워크와 각종 솔루션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일을 한다. 현재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센터 구축사업 등을 검토중이다.
“생존을 위한 인류의 노력을 집약해 놓은 전쟁사에서 배울게 많습니다.” 채 사장은 유난히 전쟁사, 특히 ‘밴드 오브 브라더스’같은 2차세계대전사를 탐독한다. 노르만디 상륙작전에서 처음 등장한 병참이론과 각종 병기학 등이 경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노르만디 상륙작전을 보면 한 사람의 영웅보다 여러 사람의 노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그는 TV의 코미디프로인 ‘개그콘서트’를 즐겨본다. “스타 코미디언 대신 여러 명의 신인 개그맨들이 모여 폭소를 유발하는 내용을 보며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공감합니다.” 따라서 채 사장은 악단의 지휘자처럼 조직원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경영자의 일이라고 믿는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00억원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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