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를 거부해 선수자격을 박탈당했던 이경수가 법원 결정과 배구협회 이사회의 승인으로 자격을 회복함에 따라 부산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힐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경수의 대표선발을 놓고 배구계는 다시 한번 분란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경수는 신진식(삼성화재)을 능가할 차세대 거포로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전력. 당연히 대표팀에 선발 되어야 한다는 판단은 상식에 속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문제가 간단치 않다.
남자배구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신진식 장병철 석진욱(이상 삼성화재) 송인석(현대자동차) 권영민(인하대) 등 엔트리 12명 중 9명이 병역혜택을 받는다.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이 같은 기간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1진을 파견, 우리나라의 금메달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협회는 벌금 1만달러 등 희생까지 각오하고 대표1진의 아시안게임 파견을 결정했다. 그러니 선수 본인은 물론, 현 대표선수를 보유하거나 보유할 실업팀으로서는 한명이라도 더 자기쪽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되기를 바란다.
문제는 이경수를 대표팀에 뽑는다면 기존 대표팀에서 1명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대상은 포지션이 겹치는 송인석 이형두(경기대) 석진욱 등 레프트진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병역혜택을 받아야 할 입장인데다 선수선발권한이 있는 신치용대표팀감독(삼성화재), 송만덕강화위원장(현대캐피탈)과 관련이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또 이경수에 악감정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배구질서를 부정한 선수를 대표팀에 뽑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발도 무시할수 없다. 때문에 벌써부터 군대를 제대했거나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를 빼고 이경수를 선발하던지 아니면 구단간 일정비율로 대표선수를 선발하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가 이쯤되면 주객이 전도돼도 한참 전도됐다. 아시안게임성적은 논외이고 병역혜택 만이 관심의 대상이다. 배구계가 자꾸 곁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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