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3조6,000여억원이 투입된 서울은행 처리는 일단락 지었으며, 앞으로 다른 시중은행들의 인수 합병 논의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제2차 짝짓기가 급 물살을 탈 전망이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하나은행이 제시한 가격 등 제반 조건이 또 다른 인수 희망자인 투자펀드 론스타보다 우월했다”고 밝혔다. 하나와 서울은행의 합병이 은행 대형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현금화가 어려운 서울은행 주식 대신 하나은행 주식을 가지게 되어 공적자금 회수가 쉬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산규모 84조원의 국내 3위 대형 은행으로 재 탄생한다.
그러나 서울은행 매각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매각 과정에서의 공정성 형평성 시비다. 정부는 제일은행의 매각과 관련해 비판이 그치지않자 외국에의 매각을 꺼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처음부터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꼽았다.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말’들이 적지 않았다.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명하느냐가 당면 과제다.
정부는 매각 대금으로 현금 대신 주식을 선택했다. 향후 합병은행이 경영을 잘하고 증시가 활황일 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은행들도 민영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적자금 회수가 얼마나 용이할지 의문이다.
합병은행의 화학적 통합도 관심거리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두 은행이 합칠 경우 인사상 조직상 마찰이 적지 않았다. 서울은행 노조는 벌써 이를 문제 삼고 있다. 금융 구조조정의 한 매듭을 짓는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 금융계 노조의 합리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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