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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되는 대화체 문장을 실험"/이산문학상 수상 소설'용병대장' 서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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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되는 대화체 문장을 실험"/이산문학상 수상 소설'용병대장' 서정인

입력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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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이산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소설가 서정인(66ㆍ사진)씨는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상이란 젊은 작가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다가 어떤 시인이 예순이 넘어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떠올렸다. 그는 “그런 기분으로 산다”고 했다.

수상작인 ‘용병대장’(문학과지성사 발행)은 서구 문화의 부흥기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무대로 용병의 활약상을 그린 연작소설이다. 정쟁과 음모와 타락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 이 소설은 “작가의 실험정신과 역사의식이 빛나는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를 더욱 깊고 넓게 이해하기 위해 서양 중세시대의 자료를 수집했다. ‘용병대장’의 모티프는 자료를 찾다가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에 창녀가 드나드는 등 문학 속의 부패상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됐다. 추악한 서양인의 얼굴을 발견했다.”

서씨는 작품에서 연속되는 대화체 문장을 실험한다. 그는 지문이 작가의 개입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지문을 줄여 작가의 목소리를 낮추고 독자가 스스로 이해하도록 한다는 게 그의 실험 의도다. “현실에 가까운 것은 대화”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북대 교수로 15년간 영문학을 가르쳐온 서씨는 올해 2월 정년퇴임했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주말에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요즘은 자유로움과 한가로움을 누리면서 책을 많이 읽는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고 싶은 욕구도 솟는다고 했다. “학교를 떠나면서 연구실의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됐다. 먼저 새 컴퓨터를 장만하고 홈페이지를 만들 것”이라면서 웃었다.

최근 동서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서씨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놀랐다고 했다. “다들 좋은 작품을 쓴다.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하나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만, 너무나 유창한 글솜씨다.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느꼈다.”

이산문학상 시상식은 10월 17일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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