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에서 야구의 꿈을 키웠고, 꿈을 이뤘다. 32년간 수많은 선수들이 거쳐간 한국 야구스타의 산실 봉황대기에 출전했던 까까머리 고교생 선수가 프로 무대 등을 거쳐 감독이 돼서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다.제3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사 ㈜일간스포츠 대한야구협회 주최, LG텔레콤 우리은행 협찬)에 출전한 감독 중에서도 봉황스타출신들이 적지 않다.
최근 신일고 감독으로 부임, 이번 대회에 나선 장호연 감독은 8회 대회(1978년) 때 기교파투수로 이름을 날리며 모교인 충암고를 3위로 이끌어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1983년부터 95년까지 OB(현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한 후 삼성코치 등을 거쳐 최근 신일고 사령탑에 오른 장호연은 “고교시절 꿈을 키웠던 무대에 감독으로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 진흥고의 강의원 감독도 봉황대기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전남고 3루수로 1회 대회(71년)를 시작으로 내리 3년간 봉황무대를 밟았지만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했던 강 감독은 81년부터 광주 진흥고 감독을 맡은 이후 20여년간 줄기차게 봉황대기 정상에 도전했다.
강 감독은 2000년 마침내 우승이 확정되자 “30년 만에 봉황을 품게 됐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천안 북일고 김상국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초록 봉황기를 차지하는 영광을 맛본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 10회 대회(80년)서 천안 북일고 유니폼을 입고 수훈상까지 받으며 우승의 감격을 누린 김 감독은 98년 11월 모교 감독으로 취임, 이듬해 정상에 올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또 10회 대회 수훈상에 이어 11회 대회 타점상, 29회 대회 감독상 등 세 차례나 개인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창단 2년 만에 준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던 구리 인창고의 김진욱 감독은 천안 북일고 3학년 시절 9회 대회(79년)서 감투상을 받았고, 26회 대회(96년)서 군산상고의 우승을 이끌었던 나창기 군산상고 감독도 모교 유니폼을 입고 봉황 무대를 누볐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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