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이 구성되면 단 5분이라도 뛰고 싶다.”북한이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홍명보(33ㆍ포항ㆍ사진)는 5일 1990년 10월 통일축구대회를 떠올리며 축구단일팀 구성에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남북 체육교류의 물꼬를 튼 통일축구대회 당시 스위퍼로 평양과 서울에서 번갈아 열린 1, 2차전을 모두 소화한 홍명보는 “통일축구로 남북교류는 이미 이뤄졌다. 월드컵을 계기로 국민 관심이 크게 높아진 축구에서 단일팀을 구성, 남북화해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명보는 북한의 전력과 관련, “북한은 우리와 1승1패를 기록한 통일축구대회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대표팀을 구성해도 우리가 이기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월드컵에서 후회없는 플레이를 펼친 만큼 아시안게임은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남북축구의 의미는 각별하기 때문에 단일팀이든 아니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태극전사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다”고 말했다.
통일축구대회 당시 18세였던 북한 공격수 최영선과는 친형제처럼 지냈다는 홍명보는 “10년 넘게 헤어진 혈육을 기다리는 심정”이라며 동포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평양 5ㆍ1경기장을 빽빽하게 메운 15만 관중이 남북한을 열렬히 응원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면서 “부산에서도 온 겨레가 남북한 가리지 않고 모든 종목에서 고루 응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명보와 함께 통일축구대회에서 활약한 월드컵 4강 주역 황선홍(34ㆍ가시와)은 서울 2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냈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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