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두 아들의 병무비리 의혹수사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본질을 벗어나 진흙탕 싸움화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안의 본질은 검찰에 출두한 김대업씨의 주장이 사실이냐 아니냐이다.이는 검찰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확보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김씨가 주장하는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가담자는 누구인지,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가 아들의 병역 기피 대가로 돈을 주었는지 등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또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김씨가 무슨 이유로 이 같은 폭로를 했는지, 배후가 있는지 여부 등도 가려져야 하고 이에 따른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병역비리 의혹수사는 김씨와 한나라당의 맞고소 사건으로 시작됐지만 사실여부가 12월 대선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건이다. 검찰의 수사가 추호도 흔들림 없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나라당은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박영관 부장검사가 김씨를 구속상태에서 수사보조원으로 활용하는 등 수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박 검사를 직권남용 및 공무원자격사칭 교사죄로 고발하고, 민주당측이 김씨를 매수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수사결과를 불신케 하기 위해 검찰을 무력화하려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병역비리 특검 및 국정조사를 도입하자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이 병역비리 의혹수사 결과가 몰고 올 메가톤급 파장을 염두에 두고 사활을 건 극한대치를 하는 저간의 사정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요체는 진실이 무엇이냐는 평범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정략적 공방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오로지 정확한 증거에 입각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만이 파문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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