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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재보선 D-2/후보보다 선관委가 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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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재보선 D-2/후보보다 선관委가 더 뛴다

입력
200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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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총선’으로도 불리는 8ㆍ8 국회의원 재보선을 사흘 앞둔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유동 인구가 많은 금천구 가산동 M쇼핑몰 앞에서 투표 독려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개업 행사나 야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인형이 춤을 추며 분위기를 돋웠고, 늘씬한 도우미 2명이 “투표합시다”라고 연신 외쳐댔다. 그러나 뜨악한 표정으로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주민들의 모습만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선물공세에 도우미까지 동원

역대 국회의원 최저 투표율은 1998년 7월21일 수원 팔달구의 26.2%. 휴가철과 폭염, 고질적인 정치불신 등 3대 악재가 겹친 이번 선거에는 이 기록이 깨어질 지 모른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배지 사냥에 혈안이 된 후보들 보다 투표율 제고에 나선 각 지역 선관위 직원들이 더욱 분주한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각 선관위는 “30% 이하로 투표율을 추락하는 것은 막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선관위는 이날 오전 자체적으로 자전거 거리행진을 펼쳤고, 영등포구 선관위는 풍물패까지 동원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선거가 예정된 13개 지역에서 티슈 1만개를 비롯, 전단지 등을 배포하고 서명운동까지 동시에 전개했으나 호응은 거의 없다. 선관위 직원 양모(35)씨는 “유권자가 너무 냉담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벤트보다 제도적인 개선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만한 이렇다 할 후보가 없는 것도 선관위 직원들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거물급 후보가 거의 없는 데다 일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부녀회 차원에서 후보들의 접근까지 차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들까지 쫓아내는 선거 판에서 투표 자체를 호소하는 일은 정말로 힘든 일”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유권자 Y(30ㆍ공무원)씨는 “정치 무관심이 극한까지 가면서 생긴 기형적인 주객전도 상황”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 ㆍ정치학과) 교수는 “선관위의 이벤트식 홍보 활동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보궐 선거일을 휴일로 지정한다든지, 투표시간을 퇴근 후인 오후 9시까지 늦추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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