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 숨막힌 3R17번홀(파3). 아일랜드 그린이다. 16번홀까지 3타차 단독선두를 달리던 김미현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5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 앞 둔덕에 맞고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김미현은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티박스에 들어섰다. 같은 클럽으로 벌타를 포함, 세번째 샷을 날렸다. 볼은 그린에 안착했지만 역시 짧아 핀까지의 거리는 3.6m나 됐다. 보기 퍼트를 했지만 공이 홀을 벗어나 순식간에 2위 한희원에게 1타차로 쫓겼다. 긴장의 18번홀(파4).페어웨이 왼쪽 러프에서 친 한희원의 세컨드샷은 온그린했으나 페어웨이 중앙에서 날린 김미현의 두번째샷은 오히려 그린 오른쪽을 맞고 튕겨 관중석 바로 앞까지 굴렀다.
그러나 김미현은 칩샷으로 홀 1m거리에 볼을 붙인 반면 한희원의 10여m 롱 버디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김미현은 여유있게 파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편 김미현은 2주전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 이어 이번 우승으로 시즌 2승, 통산 5승을 챙겼고 지난주 사이베이스 빅애플 클래식(박희정)을 포함해 한국선수가 3주 연속 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두번 드롭상황…17홀 '1벌타'·18홀'무벌타'
김미현은 승부처가 된 마지막 두 홀서 두 차례나 드롭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먼저 17번홀서 볼이 물에 빠져 다시 티샷을 하도록 판정을 받았다.
김미현과 캐디는 볼이 그린에 맞고 물에 떨어졌다고 판단, 그린 주변 드롭지역에서 벌타를 받은 뒤 한 클럽내에서 드롭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볼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 못한 진행요원은 “공이 그린에 맞지 않았다”는 방송 카메라맨의 주장에 따라 볼이 바로 물로 들어간 것으로 간주, 티박스에서 벌타를 받고 다시 치도록 했다.
18번 홀에서도 드롭상황이 연출됐다. 세컨드 샷이 오른쪽 그린 옆 관중석 앞까지 굴러 간 것. 그러나 관중석은 움직일 수 없는 인공장애물에 해당돼 벌타를 받지 않고 한 클럽내에서 드롭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김미현은 이어 볼을 핀 1m 주변에 붙여 승기를 잡았다.
/박진용기자
■김미현 선수와의 일문일답
-17번홀(파 3ㆍ148야드)에서 5번아이언샷으로 친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처음에는 그린 중앙을 노렸는데 바람이 불어 스탠스를 수정, 핀을 직접공략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볼이 짧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물에 빠졌다.”
-1벌타를 먹고 드롭대신 티박스에서 3번째 샷을 했다. 판정에 대해 이의는 없나.
“파트너, 갤러리도 티샷이 그린 근처를 맞고 워터해저드로 볼이 굴러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메라맨 혼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직접 빠졌다고 말했다. 경기진행요원도 잘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카메라맨의 말을 수용한 것 같다.”
-18번홀에서 7번 아이언의 어프로치샷이 핀을 한참 지나쳤는데.
“핀을 직접 노리고 쳤다. 그린의 오른쪽으로 떨어졌어야 했는데 왼쪽으로 낙하했다. 나보다 먼저 친 한희원의 샷이 왼쪽으로 흐른 점을 감안, 역공을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약간 긴장했다.”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원동력은.
“정말 연습을 많이 한다(웃음). 한국선수들 대부분 부모들과 함께 투어에 참가한다. 그들은 연습만이 우승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브리티시오픈을 위해 특별한 준비는 했는가.
“두번째 출전이다. 지난해 2위를 했다. 당시 날씨 때문에 애를 먹었다. 올해에는 제발 날씨가 좋았으면 한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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