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 정연ㆍ수연씨 병역비리 의혹은 1997년 7월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불거졌다.후보선출 이틀 뒤인 7월23일 당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이 후보의 두 아들이 체중미달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의혹이 있다며 “어떤 절차를 밟아 언제 어떻게 병역을 면제 받게 됐는지 밝히라”고 추궁했다.
27일에는 이성재 의원이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국방부의 자료를 근거로 “정연씨가 83년 첫 신검때보다 18㎏, 수연씨가 85년 신검때보다 10㎏ 감량해 91년 최종적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며 공세에 나섰다.
의혹이 증폭되자 국방부와 병무청은 7월말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 원본을 공개했다. 그러나 기록표에 정연씨의 사진이 없고, 수연씨의 가족관계에 큰 아버지가 부친으로 기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켰다.
더욱이 대선직전인 12월11일 서울병무청 8급직원인 이모씨가 정연씨가 병역기피를 위해 고의감량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대선정국에 큰 파장을 낳았고 이 후보는 결국 낙선했다.
이후 이씨는 정연씨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로 98년2월 불구속기소됐고 이 과정에서 정연씨도 검찰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씨 폭로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 의혹의 본질은 파헤치지 못했으며 병역비리 합동수사반도 “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이처럼 의혹만 제기됐지 물증이 없었던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은 올해 5월 김대업씨의 폭탄발언으로 재점화되면서 다시 한번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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