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술지 가운데 최고령인 한글학회의 계간지 ‘한글’이 창간 70돌을 맞았다. 한글학회는 최근 발간한 ‘한글’ 2002 여름호(통권 256호)에 리의도 춘천교대 교수가 쓴 특별기획 ‘잡지 한글의 발전사’를 싣고 70년간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한글’의 모태는 1927년 최현배 등이 같은 이름으로 낸 동인지. 조선어연구회가 1926년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맞아 제정한 ‘가갸날’(한글날)이 큰 호응을 얻자, ‘조선어문의 과학적 연구’를 표방하며 창간했으나 1년8개월 만에 중단됐다.
조선어연구회가 조선어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기관지 ‘한글’을 창간한 것은 1932년 5월. ‘한글은 모양이 곱고,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훌륭한 글인데 도리어 푸대접하고 짓밟아버려 아주 볼모양 없이 됐다’고 지적한 창간사는 요즘도 음미해 볼만하다.
초창기 ‘한글’은 1933년 마련된 ‘한글 맞춤법 통일안’ 보급 등 대중계몽에 주력하면서 한동안 신문 형태로 발행했다. 57년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뒤에는 학술전문지로 탈바꿈해 국어학 연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한글’의 성기지 주간은 “한국전쟁 때인 50~54년을 제외하고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발행해왔다” 면서 “앞으로도 수준 높은 연구 논문을 꾸준히 발굴, 게재해 최고령 학술지로서의 권위를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한글학회는 31일 학회 설립 94돌 때 ‘한글’ 창간 70돌 기념행사를 함께 열고, ‘한글’ 발전에 공헌한 학자들을 시상할 계획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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