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부터 적용될 서울대 전형방안의 핵심은 논술고사 부활과 과목별 최소 이수단위 설정이다. 이 두 가지는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학습부담을 줄여주고 특기ㆍ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토록 한다는 7차 교육과정의 취지와 어긋나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서울대의 전형방안은 근본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논술고사는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과 종합적인 표현력을 기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서울대가 폐지한 지 3년만에 이 제도를 재도입키로 한 것은 면접ㆍ구술시험만으로는 사고력과 표현력을 측정하기 어렵고 전형의 변별력도 낮기 때문이다.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시모집이 늘어나면서 전형의 변별력 저하는 여러 대학에서 지적돼온 문제점이었다. 미국이 2005년부터 대입자격시험(SAT)에 논술을 추가키로 한 것도 논술 부활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 과목별로 최소 이수단위를 이수해야만 지원할 수 있게 요건을 강화한 것은 입시에 유리한 과목만 공부하는 학습편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대의 방침은 기초학문을 중시하며 다양하게 공부해 달라는 주문이다.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조차 기초학력이 낮아 과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
서울대의 전형방안에 대해 이상주 교육부총리는 논술의 본고사 변질을 우려하며 고교교육 정상화를 해치지 않도록 서울대에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문제는 고교교육 정상화인데, 서울대의 전형방안이 그 목표를 저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교육부는 대학입시에 대한 간섭을 중지하고 자율에 맡겨야 한다.
앞으로 서울대가 할 일은 논술고사의 형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최소 이수단위제가 학습부담만 가중시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새로운 출제방식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