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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장관급회담 전망 / 푸짐한 합의 보따리…문제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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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장관급회담 전망 / 푸짐한 합의 보따리…문제는 실천

입력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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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4일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내놓은 공동보도문 내용은 서해교전 등으로 동결된 남북관계를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 방북 시의 4ㆍ5 합의 단계로 복원한 것이다.북측은 부산 아시안게임(9월29~10월14일)에 참석키로 했고, 무려 1년 6개월 만에 4차 적십자 회담을 금강산에서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금강산 상설 면회소 설치 등 해묵은 인도적 사안을 논의할 장이 겨우 마련된 것이다.

이번 합의에서는 특히 남북이 7차 장관급 회담에서 군사당국자 회담 재개 문제를 의제로 올려 놓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군사회담을 통해서만 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육로 개설 등 비무장지대(DMZ)를 넘는 주요 경협 사안들이 활기를 띨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2000년 9월 1차 국방장관 회담과 지난해 2월까지 5차례의 판문점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지뢰제거를 위한 군사보장 등 원론적인 합의를 본 상태이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12~14일 장관급 회담을 기점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8ㆍ15 서울 민족통일대회, 9ㆍ8 남북 축구대회 등 민간행사로 탄력을 받은 남북관계는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할 2차 서울 경협추진위와 금강산 육로회담 등 하위 당국회담에다 5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으로 확대ㆍ재생산될 전망이다.

남북은 특히 처음으로 장관급 회담 이전에 실무접촉을 갖고 의제 등을 확정함으로써 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했다. 사실 그 동안 6차례 장관급 회담을 가졌으나 사전조율 미비로 갑론을박하다가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어설픈 합의문을 발표하기 일쑤였고, 그 만큼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해교전으로 불거진 남북간 불신이 장관급 회담을 통해 일소될 것 같지는 않다. 북측의 서해교전에 대한 미흡한 해명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국내 정치상황과 맞물려 장관급 회담 내내 이슈화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북측 아시안게임 대표단 응원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있다.

여기에 북측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대화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말 따로, 실천 따로’ 행태를 또다시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임기 말의 남측의 사정과 북측의 협상 태도가 향후 남북관계 진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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