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수위 다툼이 치열한 LG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증시전망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격돌’하고 있다.LG투자증권은 지난 회계연도 업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수위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반면 시장 점유율(약정액 기준)은 삼성증권이 다소 앞선다.
삼성증권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LG투자증권과는 달리, 지난해 6월 황영기 사장취임 이후 약정경쟁을 포기하고 장기적으로 투자은행의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두 회사의 상반된 경영전략 만큼이나, 증시전망도 극단적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보고 4월 이후 유지해온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공격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650선을 바닥으로 연말에 전고점인 940~9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운용방식을 바꿔 최근 낙폭이 큰 실적호전 우량주의 편입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기봉 수석연구원은 “현 주가는 9ㆍ11 테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금융업종과 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을 2% 포인트 늘린 반면, 통신서비스업종 비중을 2% 낮췄다”고 밝혔다. 종목별로는 한국전력 포스코 SK텔레콤 등의 비중을 줄이고, 삼성전자 국민은행 LG투자증권 등의 비중을 늘렸다. 또 삼성SDI LG석유화학 웅진코웨이 등을 신규 편입했다.
반면 LG투자증권은 지수의 지속적 상승은 어려우며 최악의 경우 580선까지 밀릴수 있다는 입장이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5월 이후 이익 모멘텀의 약화가 가시화하고 있는 데다,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으로 판단할 때 하반기엔 이익 하향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상무는 “이익 모멘텀이 바닥을 틀면 그 추세는 최소한 1~2분기 가량 지속된다”면서 “미국 증시가 폭등하거나 예외적인 호재가 나타나더라도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실적 호전주 위주로 매매 타이밍을 짧게 가져가는 보수적인 투자전력을 권하고 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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