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새총리 적임자 찾기 난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새총리 적임자 찾기 난항

입력
2002.08.03 00:00
0 0

청와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은 2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내 책상 위에는 인물 파일이 수북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후임 총리를 광범위하게 찾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인사 파일들이 많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딱 맞는 적임자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 인사 실무라인에서는 “대통령에 올릴 5, 6 배수의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한 관계자는 “총리 물망에 오른 사람은 대개 50대 후반에서 60대”라며 “이들은 고도성장기를 지냈고 관행 속에서 살아온 세대이기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장상(張裳) 전 총리 서리에 적용한 엄격한 잣대를 기성세대에 대면 살아남을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총리직을 고사하는 분위기도 있어 더더욱 인재풀이 좁아지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 그 과정에서 온갖 사생활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 총리는 반년 짜리다. 고건(高建) 전 서울시장만해도 행정경험이 있고 청빈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진작부터 고사 의사를 밝혀왔다.

이런 인선 난으로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명분을 계속 살리기가 어려워진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서울대 교수, 러시아대사를 지낸 이인호(李仁浩)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등을 추천하고 있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내각 통할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여성 장관이 거론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총리급은 아니다”면서 “이제 여성 총리라는 명분에 굳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선의 무게 추는 전직 총리나 그에 준하는 명망가들로 기울고 있다.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는 적임자로 꼽히지만 대선 후보 중 한 사람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어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또 정 의원이 대권도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 전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밀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개각 때마다 거론됐던 이세중(李世中) 변호사는 재산이 많다는 점이, 선우중호(鮮于仲皓) 명지대 총장은 자녀 고액과외 문제로 서울대 총장직을 사임했던 것이 부담이다. 한승주(韓昇洲) 고려대 총장도 거론되나 지난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YS 사람’이라는 점을 청와대가 꺼리고 있다.

검증된 관료 출신을 택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 이규성(李揆成) 전 재경부 장관이 거명된다. 그러나 감사원장 자리도 국회 임명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 원장은 어렵다는 분위기이며, 이 전 장관은 문제 있는 P 벤처 기업과의 관련이 지적되고 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