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새 둥지를 찾아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국내 고교야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3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2일 동대문야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한국일보사 ㈜일간스포츠 대한야구협회가 공동주최하고 LG텔레콤과 우리은행이 협찬하는 봉황대기는 고교야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답게 첫날부터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명승부의 파노라마를 녹색 그라운드에 펼쳐 놓았다.
개막전인 구리인창고와 한서고의 대결에서는 지난해 창단 2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했던 구리인창고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7_4로 역전승, 올 대회서도 파란을 예고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경동고는 장충고를 5_2로 물리쳤다.
■ 인창고 7-4 한서고
인창고가 무서운 근성을 발휘하며 역전드라마를 연출 지난해 준우승이 이변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한서고는 고교생 답지 않게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구사한 선발 장경복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뒷심 부족으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인창고는 1회초 거포 박민철이 대회 첫 홈런인 120m짜리 좌월 3점아치를 그려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선발 김혜겸의 제구력 난조로 곧바로 3실점,동점을 허용했다.
한서고가 4회말 다시 1점을 보태 7회까지 3-4로 리드당하던 인창고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인창고는 8회초 동점타를 터뜨린 김정한이 연장 10회초 극적인 3타점 3루타를 때리는 대활약을 펼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 경동고 5-2 장충고
초반에는 팽팽한 투수전 양상. 경동고 선발 진호경과 장충고 선발 서광윤이 팀의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쳤다. 4회까지 장충고가 단 1개의 안타를 뽑아냈을뿐 두팀타자들은 상대선발투수들에게 눌렸다.
균형을 깬 것은 경동고. 0-1로 뒤지던 경동고는 5회 상대선발투수 서광윤이 무려 4개의 볼 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틈을 타 만든 득점찬스에서 2번 타자 한윤섭이 적시타를 터뜨려 전세를 2-1로 뒤집었다. 경동고는 장충고의 추격을 뿌리치고 8, 9회 각각 1점과 2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유신고 17-13 인천고
양팀 합쳐 안타만 장단 28개가 쏟아진 난타전. 홈런만 무려 5개가 나왔다. 인천고는 1, 2회 3점과 5점을 선취, 콜드 게임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3회부터유신고의 놀라운 추격전이 펼쳐졌다. 유신고는 3회 선두타자 이철회의 투런 홈런 등 3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만회한 것을 시작으로 7회 대거 5점을 뽑는 등 9회까지 매이닝 점수를 얻는 득점 퍼레이드로 인천고에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 청원고 4-3 경기고
양팀 4번 타자들끼리의 홈런포 경쟁이 불을 뿜었다. 먼저 경기고 서동욱이 2-0으로 앞서던 5회 상대투수 오재영의 초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시동을 걸었다. 청원고 4번타자 이인범도 지지 않았다. 이인범은 7회말 경기고 두번째 투수 김웅비의 4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렸다. 기세가 오른 청원고는 경기 제한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타 손정록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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