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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자 떴다/LG硏 '스마트 컨슈머'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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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자 떴다/LG硏 '스마트 컨슈머'공개

입력
200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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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주부 김모(33)씨는 백화점에 가기 전 반드시 인터넷으로 구입하려는 제품의 제조사별 특징과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해 본다.인터넷 역경매 동호회에 가입한 김씨는 웬만큼 값나가는 제품은 회원들과 함께 역경매를 통해 할인 구입한다.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과대광고 사례가 걸리면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고, 제품 불매운동에도 자주 참가한다.

LG경제연구원은 2일 김씨처럼 소비자 권리를 철저히 행사하는 소비자를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로 규정, 이들의 소비 패턴과 특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들은 우선 제품 구매전 반드시 인터넷이나 TV홈쇼핑 등을 통해 제품 정보와 가격대를 파악한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점원들이 “고객들이 제품 정보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주로 고객들이 잘 알지 못하는 신제품 위주로 구입을 권유하지만 과거보다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제품 정보를 독점했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정보력이 공급자의 정보력를 따라잡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스마트 컨슈머들은 자신이 수집한 제품 정보나 소비 경험을 혼자 갖지 않고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하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상의 각종 브랜드 커뮤니티가 주요 활동무대다. 이들은 브랜드와 제품의 장단점을 평가ㆍ분석한 뒤 이를 공유한다.

스마트 컨슈머들은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집단적으로 제품을 평가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전염 마케팅’(Virus Marketing)이 소비자들에 의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컨슈머들에게는 기업이 기대하는 대로 마케팅이 먹혀 들지 않는다. 야간에 할인점을 활용하면 더욱 값싸게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이젠 상식에 속한다. 신용카드, 백화점 카드, 할인점 카드 등을 철저히 이용하며 포인트를 적립, 실질적인 할인 혜택을 누린다.

가격 할인이나 판촉물 제공과 같은 경직된 마케팅으로는 더 이상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들을 고객으로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 컨슈머는 고객인 동시에 아이디어 창구 역할도 하는 ‘야누스’적인 존재다. 제품과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일반 고객들은 65~90%가 말없이 공급자를 변경한다. 그러나 스마트 컨슈머는 한걸음 더 나아가 각종 방법으로 기업에 불만을 적극 표시한다.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에 반대하는 안티(Anti) 사이트가 그 예다. 하지만 스마트 컨슈머들은 기업 고객상담 사이트 등에 자신의 불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동시에 기업에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허원무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제품 정보에 관심이 많아지고 소비자 권리 찾기에 적극 나서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자와 고객간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고객관계관리(CRM), 광고, 판촉 등 기계적 마케팅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대화, 즉 고객과의 감성적 연대 구축에 노력하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스마트 컨슈머의 특징

ㆍ적극적 정보 사냥꾼-쇼핑전 제품 특징과 가격대를 점검한다.

ㆍ구경꾼이 아닌 참여자-제품 정보와 소비 경험을 공유한다.

ㆍ마케팅 예지자-기업의 제품 마케팅 기법을 꿰뚫고 있다.

ㆍ야누스형 소비자-제품,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아이디어를 적극 표출한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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