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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부자,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용기·창의력·이기심이 부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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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부자,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용기·창의력·이기심이 부자 만든다

입력
200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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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어느 광고에서 여자 모델이 “부자 되세요”라는 대사로 인기를 모았었다. 부자가 되라는 노골적인 대사였지만 싫어하거나 거북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절실한 우리의 꿈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박수를 보낸 사람이 많았다.제목만 높고 볼 때, 월 스트리트 저널의 편집장 신시아 크로센이 쓴 ‘부자,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는 부자의 꿈을 꾸는 우리를 솔깃하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1,000년 동안의 부자 10명을 골라, 그들의 삶을 시대 상황과 연결해 써 내려간 역사서에 가깝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부자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지역 가즈니왕국의 왕 마흐무드(971~1030). 그는 40여년간 인도를 공략해 엄청난 전리품을 거두면서 부를 쌓았다.

몽골대제국의 칭기즈칸(1162~1227)은 단순 약탈에 의존하지 않고 12개국의 피정복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불규칙한 전리품 대신 안정적인 부를 확보했다. 서아프리카의 맨사 무사(?~1332)는 유럽의 소금과 아프리카의 황금을 연결해주는 무역중개업으로 부를 얻었다.

교황 알렉산더6세(1431~1503)는 성직자의 특권을 이용해 사람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부패한 부자의 전형. 광적으로 면죄부를 판매했고 딸에게 속옷 200벌 등 어마어마한 혼수품을 챙겨주었다.

“교황은 군림하지만 은행은 지배한다”는 말을 남긴 15세기 독일의 은행가 야콥 푸거(1459~1526)는 교황의 돈을 관리하며 고리대금으로 부를 쌓았고 영국의 존 로(1671~1729)는 사람들에게 주식 투자를 권한 뒤 자신은 주가를 뻥튀기 해 부를 거머쥐었다.

영국의 이발사이자 가발 제조공이던 리처드 아크라이트(1732~1792)는 산업혁명시대에 면화공장을 차리고 자수성가했지만 부자가 된 뒤로도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며 부를 확대했다.

중국의 하우콰(1769~1843)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아편을 원하는 사람에게 아편을 물렸다. 미국의 헤티 그린(1834~1916)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평범한 원리를 주식 투자에 적용,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존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47)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금씩 그러나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돈을 거두었다.

저자는 책에 나오는 부자들은 용기 강인함 창의력 재치와, 잔혹함 이기주의 엘리트주의를 함께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또 컴퓨터의 수입원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전세계 모든 책상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컴퓨터를 한대씩 들여놓겠다고 맹세한 빌 게이츠를 예로 들며, 부의 원천이 1,000년전의 무력에서 이제는 미래 예측능력과 포부로 바뀌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부자의 이야기를 평면적으로 나열할 뿐, 부와 부자의 의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없는 점이 아쉽다.

신시아 크로센 지음ㆍ최인자 옮김

해냄 발행ㆍ1만2,000원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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