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파상적 의혹 공세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당 정치공작진상특위 강재섭(姜在涉) 위원장은 이날 특별기자회견에서 맞대응 카드로 대통령 탄핵과 정권 퇴진론까지 거론했다.민주당이 '이회창 5대 의혹'공세를 시작한 이후 사안별로 조심스럽게 대응해 온 한나라당이 전날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을 고발한 데 이어 이날 정면대응을 선언하며 초강경 태세를 띤 것은 당내에 급속히 번진 경계심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당 내분 수습은 물론 대선 전략의 축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이상 대응을 미적거리다가는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정면 대응할 경우 이 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 면제 등을 비리로 몰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말린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의혹이 사실로 왜곡되는 등 더 큰 문제를 낳는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배경을 설명했다.
정치공작진상특위는 우선 정연씨처럼 기재사항 등이 누락된 다른 사람들의 병적기록표를 제시하며 민주당과 김대업(金大業)씨의 조작 주장을 반박하는 등 진위 공방에 나섰다.
강 위원장은 이를 근거로 "이 후보에 대한 음해는 현정권의 추악한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며 음모론까지 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도 "여권의 이회창 죽이기 공작은 모종의 불순한 음모를 연상케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대업씨의 기자회견을 여권이 개입한 '청부 기자회견'으로 규정한 것도 '이 후보 5대의혹= 여권공작'이란 공식을 확산하려는 의도에서다.
강 위원장은 "현정권이 정치공작에 매달리는 것은 부패와 국정실패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공세 자체를 평가 절하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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