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이후 침체에 빠졌던 수입차 시장이 ‘제2의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 올들어 수입차 판매가 환란 직전 최고수준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면서 판매량, 성장률, 시장 점유율 등 3대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입차 돌풍은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 중급 수입차에 대한 수요 증가 등에 힘입은 것이다.1일 수입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7,042대로, 종전 최고 기록(1996년 5,003대)보다 40% 이상 늘었다.
판매증가율도 지난해 상반기(3,521대)에 비해 100% 늘어 최대를 기록했다. 국산차의 올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8%였던 것에 비하면 경이적인 증가세다.
상반기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1.15%로 업계의 숙원인 ‘시장점유율 1%’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연간 기준 시장점유율도 1%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김계원 부장은 “최대 호황을 누렸던 환란 직전 수준을 넘어섬으로써 수입차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적인 변화도 일고 있다. 자영업자와 졸부에 치중됐던 고객층이 전문직 종사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의 홍보를 대행하는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의 정용민 부장은 “렉서스 고객의 40% 가량이 의사이고, 변호사 컨설팅업계 종사자 등 전문직의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7,000만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비중이 줄고 3,000만~7,000만원대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고객층의 다양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수입차 업계가 꾸준히 모델을 다양화하고, 할부제도 확대 등 프로모션에 적극 나선데다가, 애프터서비스(A/S) 센터 및 전시장을 확충하는 등 고객만족 향상에 주력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제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1월 수입차 소유자 등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01년만해도 수입차 소유자의 32.1%가 ‘수입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고 느꼈으나 이번에는 그 비율이 15%로 감소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것이 국산차의 수출과 품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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