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파의 분열을 넘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개신교의 단일 연합기구 구성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개신교계는 그동안 교세에서 타종교를 압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로 나뉘어져 교계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왔다.
이런 가운데 양 기관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 발족한 ‘한국 교회의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교장협)가 최근 소속 23개 주요 개신교 교단으로부터 단일 연합기구안에 대한 긍정적인 회신을 받아내 주목을 끌고 있다.
교장협에 따르면 지난 26일 소속 교단의 총회장, 부총회장, 총무 등 50여명이 참석한 전체 연석회의에서 가장 보수적인 예장고신을 제외한 22개 교단이 ‘통일된 연합체 구성에 관한 헌의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교계의 최대 교파로 알려진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이 찬성했으며 예장고신 역시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어서 단일 연합기구 구성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재 예수교 성결교회와 기독교하나님의 성회 두 교단은 이미 4~5월 열린 총회에서 헌의안을 통과시킨 상태. 교장협은 9월부터 시작하는 나머지 교단의 총회에서도 공식인준 절차를 거쳐 헌의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주요 교단 총회장의 협의체 성격에 지나지 않았던 교장협이 벌이는 단일 연합기구 구성 운동이 한층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장협의 가맹 교단이 한기총과 KNCC에도 참여하고 있어 각 교단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두 기관의 통합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29일 예장통합측이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마련한 공청회에서는 한기총과 KNCC의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기도 했다.
손인웅 목사(교장협 운영위원ㆍ예장통합)는 이날 ‘하나로 가는 한국교회’라는 발제에서 두 연합기관의 자발적인 통합을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꼽으면서도 “만약 두 기관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모든 교단이 양 기관에서 철수하고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드는 비상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이어 대북사업, 재해 대책 등의 공통적 사업을 양 기관이 함께 추진하고, 세계 교회와의 연대, 단군상 건립 반대 등의 사업은 양 기관의 특성에 따라 해당 분과위원회에서 담당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원배 목사(교단장협 사무총장ㆍ감리교)는 “수준 미달의 신학교에서 양산된 무자격 교역자, 생존을 위한 치열한 교권과 교세 경쟁, 교회 안에 깊숙이 침투한 세속주의, 사회적 비리에 연루된 그리스도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등은 교회 분열이 가져온 사생아들”이라며 “역사상 지금처럼 보수와 진보가 다같이 하나의 연합기구가 필요하다는 합의점에 이르게 된 적이 없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한국 교회가 반드시 단일 연합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화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