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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전문가 오정미-스스무 부부 '칵테일 데이트'/"칵테일 한잔에 연애시절 돌아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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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전문가 오정미-스스무 부부 '칵테일 데이트'/"칵테일 한잔에 연애시절 돌아간듯"

입력
200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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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은 끈적거리는 여름 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로맨틱하게 바꿔주는 데 제격이다. 입맞춤처럼 달콤한 맛과 예쁜 빛깔, 달큰한 취기를 안겨주는 칵테일은 가히 ‘연인들의 술’이라고 부를 만 하다. 칵테일 한잔으로 일과 가사로 지친 부부의 애정을 재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리사와 푸드컨설턴트로 일하는 스스무 요나구니, 오정미부부의 데이트에 동참, 홍대 앞 퓨전레스토랑 ‘알’에서 그들의 음식과 일, 부부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뒤 뉴욕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수학한 오씨와 공예를 하면서 런던과 뉴욕에서 요리를 공부한 스스무씨는 오정미푸드아트인스튜트에서 푸드스타일과 요리를 강의하고 있다.

오=우리는 일이 끝나면 와인이나 칵테일을 매일 밤 마시지만 이렇게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시는 것은 오랜 만이죠.

스스무=가벼운 술은 피로회복이나 혈액순환에 좋지. 적당히 취하면 상대방이 더 예뻐보이고 하고 싶었던 얘기도 술술 나오니까, 꼭 연애시절로 돌아간 것 같지.

오=뉴욕에서 우리가 한식퓨전식당을 하고 있을 때만 해도 칵테일 라운지를 찾아 다니며 마시곤 했었는데…. 그땐 정말 좋았지.

스스무=뉴욕의 바텐더들은 세계 최고이지. 좋은 바텐더들은 손님의 인상만으로도 그 사람의 취향을 파악해 칵테일을 제조해 주기 때문에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오=여기 ‘알’의 바텐더도 훌륭하긴 하지만 나는 당신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이 제일 맛있어.

스스무=진보드카 럼을 칵테일의 기주(기본 술)고 하지만 집에서는 소주나 맥주를 가지고도 칵테일을 만들 수 있지. 나는 칵테일의 기본은 ‘섞는 것’이라 생각해. 우리가 자주 마시는 오십세주도 소주와 백세주를 섞은 칵테일 아니겠어.

오=그래요. 소주는 너무 독하고 백세주는 너무 달아 별로 인데 오십세주는 내 입에 딱 맞는 것 같아.

스스무=우리 집 정원에 심은 로즈베리 민트 다임 등 허브를 넣은 허브소주에 오렌지 주스를 섞은 칵테일도 응용 칵테일이구.

오=일전에 당신이 허브의 일종인 바닐라빈을 넣어 만든 칵테일은 버터향이 부드러우면서 너무 맛있었어.

스스무=사실 뉴욕에서는 식전주로 샴페인을 마시다가 요즘은 샴페인에 주스를 섞은 빌리닝, 칼 로얄등을 식전주로 내놓는 레스토랑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군. 음식에도 퓨전이 있는 것처럼 술에 퓨전이 있다면 바로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한국에서는 칵테일을 여름에 마시는 술로 알고 있는데…

스스무=사실 쿠바 멕시코 등 더운 나라에서 칵테일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칵테일을 여름에 마시는 알코올로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지. 칵테일에도 파티용 소화용 자기 전에 마시는 종류 등 1만 5,000가지 이상이지.

오=칵테일은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지?

스스무=이름 그대로 알코올과 과즙 등을 섞어 마시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미국에서의 위스키 금주령 때문이지. 당시 몰래 만드는 위스키가 맛이 없어 조금이라도 맛있게 마시기 위해 달콤한 음료를 집어넣던 데서 칵테일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지.

오=부부는 즐거움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에요.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하루 일과가 끝난 뒤 가벼운 술을 즐기는 것은 우리 식의 즐거움 찾기겠지만.

스스무=즐거움도 공유해야 되지만 가사노동도 분담하자는 것이 우리 철학이지. 나 잘하고 있어?

오=그래요. (기자를 향해) 스스무씨와 저는 가사를 꼭 반으로 분담하고 있어요. 밥도 교대로 하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무씨가 커피나 차를 만들어 침대에 가져다 주는 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스스무=우리가 결혼할 때 ‘서로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헤어져주자’고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지. 그 때문에 서로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몰라.

오=그런 면에서 당신은 나에게 최고의 바텐더야.

김동선기자 weeny@hk.co.kr

■칵테일 이렇게

싱가폴슬링, 블루 문, 피나 콜라다, 블랙러시안, 마가리타, 카미카제….

칵테일은 바텐더만 만들 수 있는 어려운 혼합음료가 아니다. 먹다 남은 브랜디나 위스키, 럼 혹은 맥주나 소주를 이용해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알코올을 기본으로 과일주스, 시럽 등으로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맛과 향기를 더하면 된다.

기구는 재료를 혼합할 때 쓰는 긴 스푼, 재료를 섞어주는 블렌더 또는 믹서, 혼합하기 힘든 재료를 잘 섞어주는 쉐이커만 있으면 된다.

쉐이커는 시중에 5,000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계량은 온스로 하는 데 1온스는 29.6㎖, 소주 한 컵 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료를 계량해서 섞은 다음 쉐이커에 넣고 흔들어준 뒤 칵테일 잔에 따라내면 된다.

칵테일은 뜸을 들이며 마시기보다 3~4모금에 걸쳐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만든 지 10분이 지나면 재료가 분리되기 시작해 칵테일의 맛을 즐길 수 없다.

오정미 스스무 부부가 권하는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한다

상그리아(6~8잔)

▲재료 레드와인 1병(750㎖), 츄리플색 2온스, 브랜디 1.5온스, 오렌지주스 1.5온스, 라임주스 1온스, 레몬주스 1온스, 시럽 2온스, 슬라이스한 레몬 약간, 얼음 적당량.

▲만드는 법 쉐이커에 재료를 모두 넣어 흔들어 섞은 다음 개인 잔에 따르면 된다. 장식은 제철 과일을 쓰도록 한다.

섬머민트

▲재료 럼 2온스, 소주 2온스, 라임 또는 레몬 1개, 민트잎 10~15장, 얼음 1컵, 장식용 민트잎.

▲만드는 법 재료를 블렌더에 넣고 얼음이 잘게 부서질 때까지 간다. 너무 오래 갈면 얼음이 다 녹아버리는데 한 여름엔 입자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이 좋다. 민트와 라임 레몬의 양은 입맛에 따라 조절한다.

초콜릿 마티니

▲재료 소주 6온스, 크림카카오 3온스, 코코아가루 약간, 설탕가루 약간.

▲만드는 법 마티니 글라스의 테두리에 물을 살짝 발라 코코아가루 설탕가루 순으로 묻힌다. 쉐이커에 소주와 크림 카카오, 얼음 1컵을 담아 흔든 후 액체만 마티니잔에 담는다.

마가리타

▲재료 데킬라 4온스, 츄리플색 2온스, 라임주스 또는 레몬주스 4온스, 얼음 1/2~1컵, 얇게 썰은 라임, 소금.

▲만드는 법 잔 테두리에 라임조각을 문질러 바른 후 소금을 묻힌다. 재료를 블렌더에 넣고 얼음이 잘게 부서질 때까지 갈거나 쉐이커에 넣고 흔들어 잔에 따른 뒤 얼음을 띄워낸다. 강한 맛을 즐기려면 얼음을 뺀 액체만을 잔에 담고 레몬조각을 잔에 꽂는다. 집에서는 츄리플색과 얼음 1/2컵대신 차거운 사이다를 쓸 수 있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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