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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의 세계/동원투신 김경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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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의 세계/동원투신 김경배 팀장

입력
200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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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투신운용의 김경배(金京培ㆍ38) 주식운용1팀장은 “투자를 할 때는 ‘주식’을 사지 말고 ‘기업’을 사라”고 말한다. 수익성이 불분명한 재료 등에 들떠 주식을 사지 말고 그 가치를 철저히 따져보고 난 다음에 판단하라는 뜻이다. 그가 이 원칙을 갖게 된 데엔 남다른 사연이 있다.1995년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할 때의 일이다. 89년 한국투신에 입사, 91년부터 본격적인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한지 4년째 되던 해다.

당시 증시는 상승국면에서 하락장으로 기울기 시작한 때였고 의류업을 주업종으로 하던 한 기업이 목재개발사업에 신규 진출하면서 이를 재료로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마침 그 기업의 주식을 수십억원대 편입해 놓고 있었다.

“시장에선 그 회사의 신규 사업이 엄청난 수익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도대체 그 수익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김 팀장은 고민 끝에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그 회사가 사업을 추진했던 남미의 한 나라로 직접 날아가 일주일간 눈으로 재료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직접 갔다 와보니 도저히 수익성을 확신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이후 단계적으로 수십만주나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았습니다. 2년쯤 후에 그 회사는 결국 부도가 나더군요.”

한국투신에서 쭉 근무하다 지난해 2월 지금의 자리로 옮긴 김 팀장은 이 때 경험을 더듬으며 “개인투자자들은 사실 기업의 가치나 재료들을 직접 확인하기가 힘들겠지만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제표의 흐름 등 기초적 분석 도구는 기본이고 가능하면 자기가 투자하는 기업의 기업설명회 정도는 찾아 다니며 기업의 가치 판단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

그는 또 “종목을 쫓아 다니며 ‘종목 나들이’식의 빈번한 매매를 하지말고 사업 내용과 수익구조를 잘 알 수 있는 우량 기업에 적절한 목표수익률을 정한 뒤 투자하는 방식이 좋은 자세”라며 1년에 4~5번 정도의 매매가 개인들에겐 적절한 횟수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1차 대세상승 이후 충분한 조정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어느때보다도 국내 기업의 구조개선 효과와 실적이 좋고 외부 변수도 상당 부분 희석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 증시의 상승 흐름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게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투자 수익의 이슈는 실적이 될 것이라며 내수주, 수출주 모두 하반기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을 찾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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