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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 관중은 박빙승부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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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 관중은 박빙승부를 원한다

입력
200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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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전성기 전력균형 덕…드래프트가 경쟁 헤친다?한국프로야구의 최고 전성기는 1995년 전후였다. 프로야구 관중은 1995년의 54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2000년에는 절정기의 절반 이하인 250만명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월드컵 후폭풍으로 불과 1,000여명 앞에서 경기를 벌이는 날이 허다 하다. 지금보다 28경기가 적었던 95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을까.

성공적인 시즌 뒤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어느 리그나 그렇듯이 팀간 예측불허의 팽팽한 승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희소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여러 팀이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 할 때 팬들의 호기심이 끝까지 유지되어 흥행대박이 터지기 마련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88년까지의 전후기제도 시절과 하위 3팀을 탈락시키는 제도였던 양대 리그 때는 팬들이 페넌트레이스에 그리 집중할 필요가 없었다. 이 기간을 제외하고 8개 구단이 참가한 아홉번의 시즌 중 95년 페넌트레이스는 절묘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95년 당시에는 두 가지 호재가 있었다. 첫째는 8개 팀 중 5개 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다섯 팀 팬들의 호기심이 거의 끝까지 지속된 것이 관중동원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둘째는 3장의 포스트시즌 티켓이 하필이면 서울과 부산 연고 팀에게 돌아갔다는 점이다. 두 도시의 인구가 다른 5개 도시의 합계보다 2배나 많은 연고지의 세 팀이 나란히 진출함으로써 그 해 흥행을 주도할 수 있었다. 물론 세 팀만 3만석 이상 규모의 홈 구장을 가졌다는 점도 컸다.

95년 시즌은 리그사업이 성공하려면 팀간 전력균형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주었다. 대부분의 프로리그가 전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장치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특히 하위 팀부터 신인지명 우선권을 부여하는 드래프트 제도는 이를 위한 기본이다.

그런데 며칠 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드래프트를 포함한 몇몇 제도가 경쟁원리에 어긋나므로 수정하거나 삭제되어야 한다는 시정명령이 나왔다. 만일 보류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선수에게 구단선택 권리를 준다면 95년 같은 절묘한 페넌트레이스는 다시 못 볼 수도 있다. 선수들은 돈 많이 주는 구단만 찾을 게 분명하고 부자구단이 독주하는 리그는 흥행성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희윤ㆍ㈜케이보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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