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맙습니다...뭘라고...말하기가...어렵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땀으로 뒤범벅인 이을용(27)의 눈가는 어느새 붉은 빛으로 얼룩졌다.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환희의 날이엇지만 그는 지난날의 아픔이 떠오른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웨이터생활, 80만원도 안 되는 월급과 배고픔을 참아야 했던 실업시절....하프타임 때 진행된 카퍼레이드 도중 그는 힘겨웠던 과거를 주마드어럼 떠올렸다.
터키 1부리그의 트라브존스포르에 입단, 한일 월드컵 이후 태극전사 최초로 유럽진출에 성공한 이을용이 3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홈경기를 끝으로 국내 프로무대를 마감했다.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전을 마친 뒤 유럽진출을 축하하는 고별행사에 참석, 터키에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카퍼레이드로 그라운드 주위를 돌던 그는 차에서 내려 부천 서포터스에게 큰절을 하는 등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경기전 최윤겸 감독으로부터 "고별전인만큼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라"는 주문을 받은 그는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전반 45분 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3만2,000녀 관중은 그가 라커룸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이을용'을 연호하며 그의 유럽행을 격려했다. "고별전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낸 그는 "어깨가 무겁지만 터키에서 어떤 활약을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전 터키로 출국하는 그는 10일(한국시간) 페네르바체와의 개막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부천=이준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