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31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에서 전격 회동을 갖고 북미대화를 재개키로 했다.회동후 백 외무상은 "양측이 북미대화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서해교전 등으로중단된 대북 특사파견을 조만간 추진하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동결된 북미관계가 7차 남북 장관급 회담 등과 맞물려 복원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백 외무상은 이날 ARF 회의 개막직전 15분간 열린 회동에서 파월 장관이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이 밝힌 북미대화에 대한 기본 입장을 전하자, 이에 동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이후 북미간 최고위급 접촉이다.
파월 장관은 이날 회동 내용 등을 ARF 전체회의에서 각국 외무 장관들에게 설명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미) 후속 회담이나 특사파견 등의 문제에 대해 북한이 발표한 성명을 고려할 것"이라며 대화 복원 방침을 강하게 시사했다.
백 외무상은 이날 ARF 한반도 정세 토론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해 비판했으나, 서해교전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최성홍(崔成泓) 외교부장관은 "서해교전은 6ㆍ15 공동선언 정신 위반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완전한 해결이 요망된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서해교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뒤 "(그러나)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 유효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일본 외무장관은 31일 브루나이에서 회담을 갖고 조기에 국교정상화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북일 수교협상은 2000년 10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1차 교섭 이후 중단됐다.
북일 양국은 이날 배포한 공동발표문에서 이를 위해 다음달 외무성 국장급 협의를 개최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일본인 행방불명자 조사사업등 인도적 문제를 다루는 적십자 회담도 내달 중 개최키로 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이후 중단한 대북 쌀 지원을 올 하반기부터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다르 세리 베가완(브루나이)=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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