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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동의안 부결…청와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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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동의안 부결…청와대 "망연자실"

입력
200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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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통절한 심정"

金대통령 보고받고 침통..'부결돼 안타깝다'

청와대는 31일 오후 장상 총리 임명동의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관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으로부터긴급 보고를 받고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어 오후 6시께 박 실장과 박선숙(朴仙淑) 공보수석으로부터 장 총리서리가 전해 온 서리직 사직원과 성명을 보고 받았다. 박 실장은 이 때 장상 총리임명동의안 부결에 따른 여러 파급 상황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께서 참으로 좋은 여성 지도자이자 능력과 식견을 갖춘 장 총리서리가 국회에서 인준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애석함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21세기를 맞아 여성의 사회진출이 침체된 한국의 사회분위기에서 장상 총리서리의 임명이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시 받고 있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애석함을 금할 수 없으며, 장 총리서리에 대해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들은 특히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많이 나왔다는 점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박 실장은 김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조순용(趙淳容) 정무, 이재신(李載侁) 민정, 박선숙 공보수석 등과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박 수석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통절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해 청와대가 받은 충격의 강도를 가늠케 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국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국회가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청와대측은 무엇보다도 총리 공백 상태 장기화로 국정에 혼란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 대통령이 "국정의 중단이나 혼란이 없이 국정을 이끌어가라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국정의 중심에 서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우려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이번 주말까지로 예정됐던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 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직접 내각 통할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후임 총리 인선과 국회 임명동의 등의 절차를 마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국정 운영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면서 신상에도 흠결이 없는 인사를 물색해야 하는데 인물난을 감안할 때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대통령이 이날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겨나가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부결 정국'을 헤쳐나가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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