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서 커피마시며 대화…예상못한 한국 외교부선 예상못해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장에서 진행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의 회동은 우리 정부도 모르게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나, 여러 가지 정황상 파월 장관이 미리 준비한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파월 장관은 이날 회의 개막 20분 전인 오전 9시 10분께 23명의 외무장관 가운데 2번째로 회의장에 도착, 로비에 앉아있었다. 파월 장관은 이어 백 외무상이 9시22분께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과 북중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회의장에 들어서자 에드워드 동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내가 로비에 앉아 있다고 알려줘라”고 지시했다. 동 과장의 안내를 받은 백 외무상은 아주 자연스럽게 파월 장관에게 다가가 악수를 한 뒤 함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후 북미간 최고위급 접촉으로 기록된 이날 만남은 15분간 진행됐는데 이는 짧은 시간은 아니다. 대화 분위기도 무척 진지했고, 간혹 백 외무상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날까지 최소한 남북 외무장관 회담이 선행돼야 북미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판단했던 우리 외교부는 뒤늦게 미측으로부터 접촉 사실을 통보 받았다. 이에대해 외교부 당국자는“미국이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갑자기 일어난 일로, 더욱이 비공식 접촉이었다고 설명하다 곧 북미간 전격 회동에 큰 의리를 부여하는 등 잠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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