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고향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조국에 보답하겠다.”조선족 출신 주부역사 김춘란(25ㆍ부산시체육회ㆍ사진)이 2년여의 기다림끝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뒤 지난 5월에야 한국국적을 취득한 김춘란은 30일 태릉선수촌 역도장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대표선발 지명평가전에서 한국기록(인상 103kg, 용상 125.5kg)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인상 100kg, 용상 120kg을 들어 여자 69㎏급 대표로 뽑혔다.
김춘란은 중국 역도계와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온 부산역도연맹의 초청으로 2년전 한국에 와 전국체전등에 출전했다. 국적이 중국이어서 번외경기에만 참가했던 김춘란은 한국기록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쳐 역도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김춘란은 국적문제 때문에 정식으로 선수등록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실업팀에 입단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김춘란은 국가대표선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산시체육회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으며 어렵게 바벨을 들어왔다. 지난 5월1일 법무부 귀화적격심사를 통과한 김춘란은 최근 중국국적 포기와 호적정리 등의 마무리 절차를 끝내고 한국국적을 취득,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었다.
김춘란의 개인최고기록은 인상110㎏, 용상142.5㎏으로 한국기록보다 월등하다.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인상 107.5㎏,용상 137.5㎏을 기록했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
대한역도연맹 가호현 사무국장은 “김춘란은 여자역도 세계최강인 중국에서 랭킹 3위 안에 들었던 재목이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춘란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애국가를 부르는게 나의 진짜 목표이다”며 결의를 다졌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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