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망가지는 코믹한 역할도, 청승맞은 비련의 여인도 연기하기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에요.”김정난(31)이 5일 선보일 KBS1 TV 일일아침드라마, TV 소설 ‘인생화보’(극본 홍영희, 연출 이상우)에서 비운의 이미지로 돌아간다.
4월 종영한 ‘여우와 솜사탕’(MBC)에서도 이혼녀로 사회통념상 허용되기 어려운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역할을 했다. 김내성(1909~58)의 통속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드라마에서 그녀가 맡은 역은 애림.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훨씬 굴곡 많고 파란만장하고,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가장 신파적인 분위기를 풍길 인물이다.
덕분에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게 됐다. 허영심 많고 푼수끼 다분한 영어선생님으로 출연하고 있는 SBS TV 시트콤 ‘여고시절’에서는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언 이주일 선배 흉내까지 냈다. 코믹한 역할이어서 처음에 욕심을 냈는데, 갈수록 심하게 망가지고 있어서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한국전쟁과 이후의 사회적 혼돈 속에서 돈 때문에 운명이 엇갈리는 두 집안의 내력을 그리는 ‘인생화보’에서 애림은 부유한 집안의 딸로 영문학까지 전공했지만 피난 길에 가족이 전재산을 잃어버리면서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애림의 가족이 잃어버린 돈가방을 횡재한 상대 집안의 형제 형우(이세창), 형식(송일국)과 애정관계에 얽혀 형우를 사랑하지만, 형식의 아이를 낳고서 버림받는다.
김정난은 “굴곡 많은 여인의 삶이 마음에 든다. 현재의 정서와는 많이 다른 신파적 느낌을 강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솔직한 편"이라고 말하는 김정난. 실제로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코믹한 영어 선생님 쪽에 가까울 것 같은데, "연기자라면 누구나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정답으로 마무리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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