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심부전으로 사망한 치노 가오리(千野香織ㆍ당시 49세)씨의 유족이 고인의 장서 7,300권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국립중앙박물관은 31일 “이들 장서는 유족과 고바야시 다다오(小林忠)씨 등 고인의 동료 교수들이 추모사업을 구상하던 중 생전에 한일 문화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고인의 뜻을 기려 우리나라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기증 도서는 고인의 전공인 일본 미술사를 비롯해 일본 문학, 역사학, 불교학, 중국미술사, 젠더(性)이론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이다.
고인은 교토(京都)대학 미학미술사학과와 도쿄(東京)대학 대학원을 나와 89년부터 가쿠슈인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본 중세 회화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여성운동 등 진보적 사회운동에도 관여해 ‘달리는 교수’(running professor)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머물고 있는 ‘나눔의 집’을 매년 방문하기도 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중앙박물관은 2005년 용산 새 박물관 개관 이후 고인의 기증 도서로 ‘치노문고(千野文庫)’를 꾸며 학계와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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